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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영 화인한의원 원정 |
어려서 원래 꿈은 한의사가 아닌 신경외과 의사였습니다. 고2 마지막 봄방학하기 전날 여느 때처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배가 아파오는 것이었어요. 새벽까지 참다 결국 병원응급실로 들어가니 ‘위천공’ 진단이 나왔습니다. 위의 3/1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난 뒤 회복실에서 담당 레지던트가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묻더군요. 신경외과 의사가 꿈이라고 하자 ‘이 몸으로는 하기 어려운데......’라고 말하더군요.
2~3일 고민하다가 상대적으로 쉬운 (그때는 한의사 전문의 제도가 없어 한방 쪽은 수련의 과정이 없었습니다.) 한의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한의대에 진학해보니 한의학이 너무 재미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한의사가 되어 지금까지 임상을 하면서 한 번도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한적 없습니다.
한의서에 보면 무문기병 이평위기(無問其病 以平爲機)라는 글이 나옵니다. 병에 관계없이 평형, 즉 신체 음양 허실 한열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치료의 기틀로 삼으라는 뜻이죠.
황제내경에 나오는 말이고 제가 침을 배운 스승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던 말씀이셨습니다. 사실 한의학의 모든 치료는 이것을 바탕으로 행해집니다. 침의 경우 오장육부의 허실한열을 진단한 뒤 이것을 바로 잡아주는 치료를 행하면 병에 관계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약도 마찬가지죠. 허한 사람은 보해주고 실한 사람을 사해주고 열한사람은 서늘하게, 찬 사람은 따뜻하게 해주어 치우친 장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한방치료의 근간이 되는 것입니다. 병명에 구애 받으면 아무것도 고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의원에는 운동기 질환환자 즉 허리가 아프거나 관절통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저희 한의원도 예외는 아닙니다만 상대적으로 우울증 비만 신경증 정서장애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이 옵니다. 이런 질환들은 대부분 가족력이 있는데 특이 환자가 여자인 경우 이런 증상을 가진 엄마들에게 비슷한 증상을 가진 아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먹는 것을 아이가 먹고 엄마가 하는 습관을 아이들이 따라 하기 때문이죠. 물론 아빠도 영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입히고 먹이는 역할을 하는 엄마의 영향은 아이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런데 엄마의 그러한 생활 속의 잘못된 습관들이 결국 우울증이나 비만 등을 유발하고 그것이 아이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너무 모르고 있었습니다.
집안의 가장이 건강해야 집안이 안정된다는 것은 너마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엄마의 건강역시 한 집안을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건강하고 날씬한 엄마로 살고 총명하고 활기찬 아이로 기우는 방법에 대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든 환자는 치료가 된 후 치료를 해준 의사에게 고마워합니다. 그러나 특히 우울증 환자의 경우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표현을 하며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저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환자 당사자의 고통은 정말 목숨과 바꿀 수 있다고 느낄 정도로 고통인 큰 것이 바로 우울증입니다. 이런 감사인사를 들을 때 정말 공부한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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