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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은 기후위기 시대의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이고 그러한 삶을 위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교육체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한「기후위기와 교육체제 전환 방향」(연구책임자 부연구위원 남미자)을 발간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삶을 전환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삶에서의 좋은 선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존재와 세계를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을 통한 삶의 변화를 말한다.
특히 사고의 전환에서 핵심은 주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며, 가뭄, 홍수 등의 기상 이변,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기후위기는 너의 안녕과 나의 안녕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그런 점에서 교육 역시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존재의 호혜적이고 조화로운 공존의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측면에서 한국의 생태환경교육은 지난해 7월 전국시도교육청에서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시작으로 더욱 포괄적 접근이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개인적 실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교사와 학생의 기후변화 지식, 태도, 행동 등 기후변화 관련 인식과 경험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기도 교사의 기후변화 연수 경험은 10% 내외로 낮은 편이지만 관련 연수나 교육 참여의사에 대해서는 과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변하였다. 학생의 경우에도 60% 남짓의 학생이 관련 교육에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경기도의 교사와 학생의 기후변화 교육 참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교사와 학생 모두 생태시민성과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 인식이 기후변화 지식과 태도의 관계를 매개하고 있었는데, 이는 교육체제가 생태시민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필요를 암시한다.
이 연구가 제안하는 교육체제의 전환은 지금까지 지구생태계와 단절된 주체를 길러내는 것에서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가 하나의 몸으로 인식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책임과 윤리의 주체로서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삶을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 연구개요
▪ 연구 목적
이 연구의 목적은 기후위기가 현재의 사회구조와 경제체제에 의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를 상상하고 이를 실천하는 책임 있는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교육체제로의 전환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현재의 급격한 기후변화의 원인, 영향 및 사회적 함의를 분석하고 교육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탐색하고,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 관련 교육 정책을 조사하였다. 또한 경기도 소재 초중고 교사와 학생의 기후위기 관련 교육경험, 인식, 태도, 행동 및 영향요인을 파악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위험인식을 바탕으로 교육적 전환의 실천 사례를 분석하였다. 그와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기후위기에 따른 교육체제의 전환 방향과 조건을 탐색하였다.
▪ 연구책임 : 남미자 부연구위원
▪ 연구기간 : 2020. 3. ~ 11.
▪ 연구 결과
1. 기후위기와 교육적 전환의 필요성
기후위기와 코로나19의 발발은 이윤추구를 목표로 한 사회에서 예상된 위기이다. 이는 돌발 상황이 아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중심의 자본주의, 세계화와 자유무역 등 시장자본주의 경제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정치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사회경제적인 구조의 문제를 다루지 않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결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도 없다. 즉 기후위기와 대응에 관한 교육은 과학적 사실에 관한 것뿐 아니라 기후위기의 원인과 대응에 관한 사회·경제·정치·문화의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현 사회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전제한다.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삶을 전환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삶에서의 좋은 선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지구생태계의 위기는 인간은 주체로, 자연은 인간이 이용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존재론적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토대를 변화시키지 않고는 지구시스템 전체의 위기인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삶의 전환은 존재와 세계를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을 토대로 한 삶의 변화를 말한다.
인간의 몸은 다른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존재와 분리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얽혀있으며, 그와 같은 존재론적 얽힘은 우리가 이미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에 대한 책임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가뭄, 홍수 등의 기상 이변,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기후위기는 너의 안녕과 나의 안녕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교육 역시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존재의 호혜적이고 조화로운 공존의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2.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 교육 현황
독일의 ‘미래능력으로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연방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모든 교육기관을 통한 위로부터의 정책적 지원은 물론 경제계와 비정부조직인 제 사회단체들의 아래로부터의 실질적인 참여와 네트워킹을 촉진하는 전략적인 협력체계와 소통을 통해 추진되었다. 일본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특징은 지역재생과 연계한 지역기반형 교육이라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환경부가 중심이 되어 기후위기 대응 교육정책을 이끌었다. 교육계에서는 환경교육 중심으로 기후위기 대응 교육이 이루어져왔으나, 지난 7월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시작으로 기후위기 대응 교육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총체적 접근이 시작되었다. 다만 현재 전국의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생태환경교육의 내용은 주로 개인적 실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인 자본주의,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한계를 가진다.
3. 경기도 기후위기 교육 현황과 인식
경기도 교사의 기후변화 연수 경험은 10% 내외로 낮은 편이지만 관련 연수나 교육에 참여의사에 대해서는 과반이상이 긍정적으로 답변하였다. 학생의 경우에도 60% 남짓의 학생이 관련 교육에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경기도의 교사와 학생이 기후변화 교육 참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기후변화 교육을 위한 지원 방안으로 교사들은 교사연수프로그램 지원과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새로운 교육과정 블록(예, 지속가능한 미래)을 만들어 범교과 학습주제로 통합적으로 접근과 자유학년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요구가 높게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인식에 대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과정 블록(예, 지속가능한 미래)을 만들어 범교과 학습주제로 통합적으로 접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중학교 교사들은 자유학년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강화하는 방안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기후변화 교육과 관련한 교사들의 요구도 조사에서 나타난 우선순위는 기후변화의 지역적 영향과 기후 변화 대응(저감)으로 나타났으며, 학생들의 공통적인 우선순위는 기후변화의 지역적 영향, 기후변화 대응(적응),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이 많았으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삶의 변화를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4.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교육적 전환 사례 분석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교육적 전환을 실천하고 있는 은하수(초등)학교, 구름골 마을과 하늘중학교, 푸른고등학교의 사례를 질적으로 분석했다. 이들 사례 모두 현재의 기후위기에 대한 위험에 대한 인식,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일상적 실천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앞선 양적연구의 결과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위험 인식이 기후위기 대응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는데, 그와 같은 결과를 질적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사례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구체적 삶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참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학습자들은 자본주의라는 자장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방식을 전환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를 탐구한다. 단지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자는 소극적인 자세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습득하게 된다. 특히 학생들은 직접 농사를 짓고,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고, 생태와 관련한 자치활동을 운영하는 등의 교육활동을 하면서 기후위기가 삶의 방식과 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즉 기후위기라는 지구의 위기를 자신의 위기로 연결시키고 현재와 미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와 삶을 위한 책임감, 곧 생태시민성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사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생태 교육과정이며, 특정 교과나 특정 시간에 국한되지 않았고 전체 교육과정에 포괄적으로 담겨있다. 은하수학교는 자립과 공생을 강조하면서, 인간을 공생의 방식으로만 자립이 가능한 존재로 여겼으며, 푸른고등학교는 자연, 평화, 상생이라는 철학을 토대로 지구의 모든 존재의 공존을 추구하고 있으며, 하늘중학교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생태적 가치를 강조했다.
5. 교육체제의 전환 방향과 조건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인간의 탐욕이라는 점에서, 생태시민성과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인식이 기후위기 대응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교육적 전환은 생태적이어야 한다. 또한 생태시민성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인식은 교육과정 전반에서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체제의 전환을 논의하는 데 있어서 존재론적, 인식론적 기반과 같은 교육 철학적 토대가 중요하다.
따라서 기후위기와 교육체제 전환의 지평에서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 가운데 하나는 주체에 대한 개념이다. 다시 말해서 ‘나’라는 존재의 취약성과 수동성을 인정함으로써 윤리적 책임을 갖게 된다. 따라서 기후위기 시대의 교육체제 전환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호흡함을 이해하고, 세계에 대해 탈 이분법·탈위계적으로 깊이 있게 사고하며, 두뇌뿐 아니라 온몸으로 생태계와 대화할 수 있는 노력을 기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교육과정의 생태적 전환은 기후위기를 포함한 환경문제에 대한 학습을 강화하면서도 교육과정의 분절화와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정의 통합성을 높이고, 다차원적 설계를 하는 것을 넘어서서 객관적 지식의 재현과 전수가 아닌 지역이 맥락 속에서 구성되고 소통되는 지식의 구성과 활용, 공감과 연대에 기반한 지식의 탐구, 지식의 탐구 이전에 더불어 사는 좋은 삶, 즉 총체적 잘 살기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학습이다.
▪ 제언
이 연구에서 제안하는 교육의 생태적 전환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이미 재앙으로 닥친 기후변화의 현실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공존의 가능성과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 그것은 교육의 대대적 전환을 통해서 인간이 지구생태계의 일부이며 그것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생태적 원칙 위에서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가 하나의 몸으로 인식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책임과 윤리의 주체를 길러낸다면 그것이 곧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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