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타임즈
뉴스사회
경기연구원, “공공주택 ‘임대 안전망’과 ‘내 집 사다리’ 다시 세워야”공공임대, 공급 줄고 대기행렬 길어져… 재고 늘었지만 체감 주거안정 약해져
이철  |  ferhee@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6.01.22  18:34:2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전세사기와 월세 전환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집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정작 공공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임대 안전망과 자가사다리: 공공주택 공급회복의 조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공급이 줄어들고, 이미 있는 주택마저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집이 없어서 기다리는 사람’은 늘고, ‘비어 있는 공공주택’도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기준 공공주택 공급량은 약 11만 8천 호로, 지난 10년 평균인 연 14만 4천 호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은 연평균 12만 호 수준에서 9만 2천 호까지 줄어들며 공급 기준선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공공분양은 상대적으로 유지됐지만, 저소득층과 청년층이 당장 머물 수 있는 임대주택의 부족은 더욱 심해졌다. 실제로 공공임대 입주 대기 기간은 지역에 따라 최장 16년에 달해, ‘신청은 했지만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집’이 되어버렸다.

공공임대주택 재고 자체는 꾸준히 늘었다. 2023년 기준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약 172만 호로 전체 주택의 7%를 넘겼다. 하지만 재고 증가의 상당 부분이 전세 임대나 매입임대에 집중되면서 입지와 품질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다. 도심에서 멀고 교통이 불편한 곳, 1인이 살기에도 좁은 주택이 늘어나면서 실제 체감되는 주거 안정성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임대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이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공실이 반복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같은 불일치의 배경에는 예산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출자와 융자 예산은 각각 3조 원 안팎 줄어든 반면, 전세 임대나 분양전환, 임대 리츠 등 수요자 지원 중심 사업에 재정이 집중됐다. 그 결과 저소득층과 청년층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오래 살 수 있는 공공임대’는 줄고, 단기적・간접적 지원이 늘어나는 구조가 굳어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을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니라 “공급의 방향과 기준이 흐려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집을 많이 짓는 것보다, 필요한 곳에 알맞은 집을 제때 공급하는 체계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에는 대기 수요가 몰리고, 일부 비수도권에는 공실이 쌓이는 등 지역 간 불균형도 함께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공공주택 정책의 방향을 ‘임대 안전망’과 ‘자가 사다리’를 함께 복원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공공임대주택은 국토교통부 중기계획 수준으로 예산 경로를 복원해, 양과 질을 동시에 지키는 기준선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임대주택의 관리와 안전 예산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 이미 살고 있는 주민의 주거 환경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전세사기 피해 가구 등 대상별 맞춤형 임대주택을 정밀하게 공급하고, 반복적으로 비는 주택은 긴급 수요에 신속 배정하는 체계를 상시화해 대기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별로는 공공임대 재고 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지자체에 재정 인센티브를 연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임대에 머무르지 않고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분적립형, 이익공유형, 토지임대부 등 정책형 공공분양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자가점유율은 57% 수준으로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은 만큼, 공공주택을 통해 ‘살 수 있는 집’과 ‘가질 수 있는 집’을 동시에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수행한 박기덕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주택은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임시 처방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작동하는 주거 안전망이어야 한다”며 “임대에서 시작해 자가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다시 연결될 때, 대기행렬은 줄고 주거 불안도 함께 완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철  ferhee@naver.com

<저작권자 © 에이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 있는 뉴스
서울대 천재 H교수 "몰입 방법만 알면 연봉이 2배"
업무 시간은 줄고, 효율은 2배가 되는 직장 고수들의 비밀
2013년도 SERI 선정, 휴가철 CEO 최고의 추천도서!
하버드대 최고 교수, 죽음의 문턱에서 얻은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12가지 지혜’<하워드의 선물>
나를 만나고 그는 왕이 되었다
2010 SERI 선정 <조선왕을 말하다>에 이은 역사학자 이덕일 또 하나의 역작!
관계를 해치지않고 원하는걸 얻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원하는 것까지 얻는 37가지 통찰
윤태호 작가 <미생> 완간!
에이타임즈신문 소개 | 개인정보 | 청소년보호정책 | 광고/제휴/저작권문의 | 기사제보/독자투고 | 오시는길 | 사이트맵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양현로 411, 413호(여수동, 시티오피스타워)  | 대표전화 010-9158-7558
발행처 : 에이타임즈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신문사업 경기.아50343 | 등록일 : 2012년 01월 31일
발행인 : 이철 | 편집인 : 이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길봉진
Copyright © 2021 에이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