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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코리아 악단 공연, "윤동주의 서시"주세페 김 과 구미코
이철  |  fer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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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0  14: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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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공연장에 시(詩)가 울려 퍼졌다. ‘아들아/옥중의 아들아/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의 옥중 편지말에 음(音)이 붙여져 노래가 됐다. 6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감미롭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성악가 주세페 김(51·한국명 김동규)이 2013년 창단한 악단 랑코리아의 공연 풍경이다. 김씨 부부와 유학파 단원 30명으로 구성된 이 악단은 독특한 점이 있다. 김씨가 노래로 바꾼 한국의 시를 연주하거나 열창하는 것이다. 김씨와 성악가 아내 구미코 김(48·한국명 김구미)씨가 주로 노래를 부른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 구상 시인의 ‘적군묘지 앞에서’ 등이 김씨가 노래로 바꾼 대표적 한국 시다. 김씨는 “대중이 한국 시를 쉽고 재밌게 접하게 하려는 취지다. 중고교생부터 노부부까지 관객층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성악을 전공한 누나의 영향으로 어렵게 취업한 대기업을 제발로 나와 뒤늦게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다. 산타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 등에서 9년간 성악과 오페라를 공부했다. 현지에서 만난 아내 김씨와 팝페라 듀오 ‘듀오아임’을 결성해 한국에서 활동했다. 랑코리아의 전신인 셈이다.

한국 활동 초창기엔 팝페라 라는 장르가 생소해 공연을 열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김씨는 “주류 성악계에선 팝페라를 ‘딴따라’로 여겼어요. 불러주는 무대가 없어 아내와 지방 행사장을 뛰었다”고 말했다.

‘환희의 송가’(실러)와 같은 독일 시까지 변주하자 팝페라 공연에 관심을 갖는 관객이 늘었다. “2015년 공연에 ‘인디언 수우족의 기도’란 미국 옛 시를 노래로 바꿔 불렀어요. 한 50대 미국인 여성 관객이 흐느끼더군요. 부모님이 인디언인 거예요. 미국 사회에서 소수로 차별받던 기억을 떠올린 거죠.”

김씨는 일본 시인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란 시도 노래로 만들어 일본에서 부를 계획이다. 올해 11월 안중근의사기념관이 개최할 일본 행사에서다. 랑코리아의 유진현 회장은 “ 뛰어난 문화·예술계 인재를 발굴해 육성, 투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철  fer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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